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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on natale! 4 본문
2016/02/19 00:09
25일 아침, 눈을 뜬 아이에게 "오늘 무슨날이지?"를 묻는다. 아이는 "응? 나딸레(natale)야?" 나는 대답한다. "응 오늘 크리스마스야......1층 거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산타가 선물 진짜 두고 갔는지 확인해 보러 갈까?" "응 유후~~~~" 그래도 공주 복장은 하고 내려간다.....
하나도 아니고 두개도 아니고 선물이 잔뜩이다..... 기분 울트라 캡송 짱된 세레나..... 나에게 묻는다.... "엄마, 나 buona야(착한의 이태리어다)...그래서 산타클로스가 선물 많~~~~이 줬어." 한다. 내 새끼....참 예쁘다.....
아이의 호들갑 한 판으로 가족 모두가 정신 없는 아침의 시작을 열었지만 모두 참 행복해 한다. 아이는....그런 존재인가보다.....
텅 비었던 식탁이 음식으로 꽉 차고..... 세 자리는 비었지만 그 날 모인 가족 구성원의 모든 엉덩이가 의자에 붙는다.... BUON NATALE! AUGURI! BACI!!!!
#빈자리 1: 제 작년 11월 외할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그의 빈자리에 모두가 너무 힘들게 2015년을 보냈다.... 혼자 남으신 할머님은 여전히 두 딸이 살고 있는 치비달레로 오시는 것을 원해 하지 않으신다. 치비달레에서 리구리아 주, 라 스페자( La spezia)까지 기차로 6시간이 더 걸린다. 직행도 없고 심지어 두 세번 갈아 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시집을 와서 지난 60년간 살았던 그 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내가 여길 떠나 어떻게 살겠냐고 말씀하시는 할머님....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연로하신 노인 혼자 아무도 없는 그 곳에 살게 하는 것은 참 여러가지로 쉽지가 않다. 할아버님의 빈자리....할머님의 완강하신 의견 피력.... 이 두가지 이유로 우리 시부모님과 이모님 이모부님은 요즘 자주 언쟁을 하신다.
#빈자리 2: 세레나 아부지, 내 남편, 우리 시부모님의 아들, 스테파냐의 오빠, 이모, 이모부님의 조카 그리고 할머니의 외손주 = 자리 비운 사람 2다. 올 해 베비라쿠아씨는 크리스마스 날 집에 오지 못했다. 나는 여러 해, 여러 가족 행사에 그의 부재를 대신 채우는 역할을 참....톡톡히 해오고 있다.... 그래도....'크리스마스는 왠만하면 꼭 함께한다'는 이탈리안들.... 올 해 그의 빈자리는 모두를 서운하게 했다.... 이탈리안들에게...크리스마스는.... 가.족.모.임. 이다.
#빈자리 3: 지극히 개인적 사정이지만 우리 모두를 그야말로 공항상태에 빠지게 한 한 사람. 바로 나의 시누이의 피앙세의 부제. 결혼을 전제한 만남을 해온 젊은 남녀의 이별.... 흔하다면 흔한 이 이야기. 하지만 가족 모두.... 그들의 이별로 짐을 싸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온 스테퍄냐 덕에 분위기 다운이다. 인생은 만남도 이별도 늘 함께 존재한다. 다만....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이별이라는 이 고리타분할 수 있는 식상한 이야기에 늘 슬픔을 느낀다. 우리 편(?)에서 그들의 이별이유는 '그의 외도'다. 나. 쁜. 놈...... 그의 편에서 그들의 이별이유...별로 알고 싶지 않다... 어쨌든 배신은 배신이다... 나. 쁜. 놈.
그래도 증조할머니와 증손녀의 컷이 우리의 심장을 말랑 말랑해지게 해준다. 이 둘의 우정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더 많이 깊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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