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부활절을 보낸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여러 해, 부활절 음식을 만들고 식탁을 차리고 가족과 함께 보낸 그 시간들은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우리의 추억이 된다. 올해 2021년 민스크에서 맞이한 부활절, 조금은 우울하고 조금은 불안한 시간 속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에 작은 이벤트를 계획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사건(?)이 된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베비라쿠아씨는 '티라미수' 만들기에 도전을 하시겠다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고, 부엌을 도떼기시장으로 만들 것이 자명한 계획. 허나 적극 찬성의 몰표를 보낸 세레나 덕분에 2:1..... 난 패자다.

패자는 순순히 구역을 내주어야 한다. 

새벽 6시에 기상한 베비라쿠아씨. 도대체........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이 어마 무시한(?) 계획을 홀로 세우고 열성 지지자 한 명을 막강 지원군으로 삼아 세상 중요한 일을 하겠다 역대급 긴장감에 잠을 설친 그는..... 누구인가..... 난 진정 모르겠다. 허나...... 그날의 이 사진들과 영상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정말 웃음이 나온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 전통의 부활절 디저트가 아니다. 내가 점심 메뉴로 정한 돼지 정강이(stinco)요리와 오리 다리 구이 그리고 쪽갈비 오븐구이 역시 이탈리아 전통 부활절 요리가 아니다.

뭐 그러면 어떠리...... 중요한 것은 즐거운 우리의 식사..... 신난 우리....... 

Buona pasqua!  Happy Easter!

Tirami SU!  pull me UP!

그리고 부활절, 그 대망의 피날레는 완성된 티라미수를 먹으며 시청하는 헤리포터.

우울한 시절, 행복한 우리의 시간은 그래도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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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가 '단정짓다'라는 혹은 '정의하다'는 결론으로 서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는 참.... 많다.

나는 가급적 내가 처한 상황으로 내가 경험한 일례들로 마주하는 상황들을 정리(?)하려 노력한다. 노력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 나는 노력하지만 노력의 실패 역시 자주 마주한다. 지난한 과정들이 고단하여 편하고 빠른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문제는 빠르고 쉬운 결론에 도달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심지어는 괴로워지는 경우에 처하게 되었을 때이다. 요즘은 괴로워하는 내가 싫어지는 단계인 위선 그리고 위악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8세라는 나이에 들어선 아이에게 어떠한 현상이나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시간을 마주하며 나는 위선과 위악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머리에 쥐가 나는 이 주제와 너무 잦은 조우를 하는 중이다. 어쩌면 이 세상의 많은 이들이, 간접적이던 직접적이든 성장 중인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겪으며 부딪히게 되는 하나의 장애물이기도 하다. 

세레나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국적을 갖고 태어났지만 8년이라는 그녀의 온 생애는 모스크바와 민스크라는 동슬라브족, 구소련 국가라는 공통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에서 보내고 있다. 휴가의 시간에 양가의 집에서 조부모님, 친인척들과 시간을 보내지만(코비드 19의 영향으로 그나마 그것마저 오래전 단절된 상황이지만......) 그것만으로 아이의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소극적 성향이 바탕이 되고 내 미천한 경험의 일례가 트라우마로 남아........ 나는 이방인의 삶에서 나나 내 남편의 문화 혹은 역사적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민족 집단과의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 한마디로 나는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 사람들이나 이탈리아 사람들과 친분을 쌓지 못하고 있다. 친분을 쌓으려면 누가, 무슨 이유로 고국을 떠나 이 먼 타지에 살고 있는가부터로 의 궁금증을 느껴야 하고 서로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외로운 타지 생활, 함께 고국의 음식과 문화를 공유하며 위로와 격려를 나눠야 한다.  혹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도움을 주고받는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이 힘겨운(?) 관계의 형성과정도 거쳐야 한다. 자주하면 안되겠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관점의 원주민들에 대한 뒷담화를 통해 공동의 적(?)도 만들어야 한다...... 허나 나는 이미 첫 단계의 시작인 내가 거주하고 있는 타국에 함께 살고 있는 한국인 그리고 이탈리아 인들을 잘 모른다가 시작이니...... 다음 단계로의 진입은 당연히 어렵다.

나는 모스크바에서 이런 내가 매우 이상한 사람이다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 말을 듣게 되니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위축이 되기도 했다. 우습지만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한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물론 배경이 있다. 회사 내, 같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모임에 끼지 못하는(않는) 베비라쿠아씨를 곱지 못하게 본 사람들이 그러면 베비라쿠아씨의 아내라도 동료들의 아내들과 조금의 친분관계를 형성하면 좋을 텐데......대부분의 아내들은 하는데....너는 왜.....라는 아쉬움이 발단이 되었을 터이다. 대부분 아제르바이잔 바쿠시절부터 알고 지낸이들이기에..... 아마도 내가 역동적(?)으로 그런 모임에 끼었던 시간의 기억을 갖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서로의 기억이 다르고 같은 기억일지라도 해석은 제 각각이니....... 나는...... 다양성 혹은 다각도라는 단어로 이것들을 단. 정. 짓. 는. 다. 

세레나는 그녀의 성장과정 혹은 배경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혹은 세 가지 대표되는 설명: '엄마는 한국사람 아빠는 이탈리아 사람, 모스크바에서 유치원과 초등입학과정반을 다녔음, 한국말과 이탈리아 말을 할 줄 알고 러시아어로 학교 모든 수업에 참여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고 영어 수업에서도 꽤 잘하는 축에 끼고 있음'으로 이미 너무 큰 프레임 속에 들어 있다는 말이 하고 싶어..... 참으로 긴 서문을 썼다. 간혹 아이에게 한국이나 이탈리아의 문화와 음식에 대해 묻는 교사와 친구들이 있다. 아이가 깊이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에 의문을 품기도 하는 듯하다. 억울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아이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국수주의자가 되는 길이 이렇게도 쉬운 일인지 나는 어쩌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솔직하게...... 나만 조심하면 되고 내가 의식하여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로 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은 단수 인칭이 아닌 복수 인칭임을 나는 또 이렇게 고통스럽게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어제 오랜만에 내 친구 데비가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왔다. 가타부타 설명이 없는 그저 그림카드....... 코비드 록다운 영국에서 6살 10살의 두 아이를 키우는 그녀의 하루가 어떨지 나는 감히 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내 친구들, 내 가족들의 고충을 나는 감히 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많은 설명이 붙지 않아도 긴 말을 하지 않아도......내 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친구들이 있다. 한 단어가 아닌 수백 수천만의 단어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인생은 아이러니하여 나는 계속하여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새로운 이들과의 무수한 만남에 쉬이 지치지 않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배워야 한다.......  

베비라쿠아씨 가족은 an unique/ a rare/ a special/ a strange 중 무슨 수식어가 가장 맞는 단어일까. 이 단어들 중 하나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데....... 왜 이 단어들 중 하나만으로 정의하려 드는 사람들에게 조차 난 위선와 위악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숨이 벅찬 수준의 내가..... 소수자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건지..... 나는 왜 소수자의 삶을 선택하여 살고 있는 것인지....... 

측은지심........역지사지...... 결자해지...... 오늘 나에게 이 사자성어는 그저 젠장이다........ 개에게나 줘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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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고... 그런 일로 마음 고생 중이시군요. 허나 세상 어디에 살아도 비슷한 일은 겪어야 할 거라 장담합니다. 어디에나 '나는 괜찮은데 남들은 정말 이상하단 말야'란 견해를 속으로만 담아두지 못하고, 입으로 내뱉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이들을 가끔 혹은 종종 필요 이상으로 겪어야할 수도 있지만, 이 모두 살면서 배움을 주는 사람들이라 여기며 심지 곧은 벨라줌마 부부께서는 잘 견뎌내실 걸로 믿삽니다. 힘 냅시다~!

    2021.03.29 0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늘 지나고 보면 그또한 내가 성장하고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침 준 사건이었구나..... 사람들이었구나..... 하며 담담한 마음으로 결론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유롭지 못하게 대처하게되는 순간의 상황들은 '대체 철 언제들래.....'하며 후회의 한숨이 내어지니......
      산다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왈리님~~~

      2021.03.30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봄이 오시는 시간을 한껏 기대하는 3월..... 이제 이 지긋지긋한 두터운 자켓을 좀 벗어볼까 하는 마음을 단호히 접게 만드는 3월의 시간을 보낸지 꽤 여러해지만 여전히 짜증 혹은 화가 치미러 오르는 길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제는 내복도 입기 싫다, 스키복처럼 구성된 추위막음용 겨울 옷도 입기 싫다를 외치며 매일 아침 다 큰 '청소년' 흉내를 마음껏 내고 있는 세레나와의 의견 다툼도 지치기 시작한다. 영하 4도를 웃도는 날씨를 바라보며 한 숨이 절로 나오는 나를 막을 방도가 없다.

 

그래도 봄은 오시고...... 그래도 해, 바람, 비는 제 일을 다 할 것이며...... 꽃은 피고..... 열매는 열리게 될 것이다...... 자연의 순리는 (생물체의 기능이나 성질, 상태 따위가 외부 조건에) 맞추어 적합하게 변화하다는 뜻의 '순응하다'에 적응한 많은 생물체들에 의해 이어진다. 건강한 생물체가 더 많은 지구는 분명, 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더 고운 꽃을 피울 것이다. 내 주변에는 건강한 마음을 품은 지구인이 더 많다. 인종이나 국가를 나누어 편을 고르고 탓을 찾아 분노를 표출하는 건강하지 못한 이를 따뜻하게 품어 내는 건강한 마음의 지구인이 훨씬 더 많다.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나 역시 걱정과 긴장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주눅 들고 눈치가 보이기 마련인 이 시기...... 언론이 전달해야 할 것은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수치 통계와 혐오와 갈등의 불에 기름을 들이 붓는 기사가 아니라......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건강한 지구인들의 따뜻한 눈과 귀 그리고 입을 열어 전하는 위로와 격려..... 그 고운 마음을 보이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줄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s6ypPYthTg

https://video.repubblica.it/edizione/milano/coronavirus-ed-il-giorno-verra-a-milano-tutto-il-palazzo-canta-il-mondo-di-jimmy-fontana/355835/356402?fbclid=IwAR3fcxUFkr1fagpW1uUsdVZdkfCPHJzXy8UOE93BOrm8tnXyBmTu-4tgn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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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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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춥지만... 잘 지내시는 듯 하여 안심이 되네요. 제가 사는 곳도 지난 토요일 종일 눈이 내렸답니다. 그렇게 큰 눈송이들은 처음 봤어요. 종일 창가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또 종일 문득 문득 창밖을 바라보자니, 처연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견디고 버티어 내는 게 곧 사는 것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고, 다시 잘 살아내기로 합니다.

    2020.03.18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처연하다는 단어에.....저도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잘 견디고 잘 버텨내는 것이 곧 사는 것이다 라는 말씀에 진정으로 숙연해져요......
      아무런 말도 아무런 글도 생각이 나지 않는 요즘의 제 일상이지만 그저 왈리님의 댓글이 곧 내 마음이었구나..... 제 마음대로 일심동체...... 아니 '동심일체'를 외쳐봅니다!

      민스크는 다시 영하 7도의 날씨입니다. 강풍이 불어 깨끗하게 청소된 하늘은 그저 푸르고 고운데 날은 매서워 그저 집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만 바라보며 매서운 날씨을 체감하지 않으려... 그렇게 현실탈피 중이에요.
      저도 오늘 부터는 홈스쿨링 모드입니다 ^^ 러시아어 공부가 재미나는...... 머리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ㅎㅎㅎㅎㅎ 안돼는 러시아어 실력으로 러시안 친구들에게 문자보내기 놀이 하고 있습니다. 답문 읽으며..... 진짜 러시아어 공부하게 만드는 친구들 덕에 그저 웃고 있습니다 ^^
      저 잘 지내요 왈리님~~~~~~~~~~~

      2020.03.23 15:30 신고 [ ADDR : EDIT/ DEL ]

#1: 년에 한 번은 건강 검진의 기초가 되는 피검사를 한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살고 있지만 이탈리아 시댁 마을 치비달레 주민으로 산 시간이 10년이 넘어 간다. 치비달레 시민으로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가족 주치의 아래 관리 되는 내 건강 검진 누적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임신 기간을 시작으로 내 건강 검진 기록부도 베비라쿠아씨 가족 기록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지난 여름 시댁에 들렸을때 몸의 피로함이 기존 보유치보다 높음을 체감한지라 주치의께 상의 하니 일단 피검사를 해보자 하여 검사를 했다. 건강 이상 없음이기는 하나 비타민 D의 수치가 낮은 듯 하여 걱정이 된다는 소견을 주셨다. 여름 휴가에 집에 드른 내 시누 스테파냐도 비타민 D 수치부족으로 처방된 비타민을 받아갔다. 영국과 러시아&벨라루스에 살고 있는 딸과 며느리에게 동시에 처방된 비타민 D, 우리 시부모님께는 '그 망할놈의 비타민 D'로 불리는 불운에 처하게 된 웃지 못할 일이 되었다. 햇볕을 쬐지 못하는 것이 이해 될 수 없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비타민 D를 처방받은 두 여인네들은 불쌍하고 안타까워 마음까지 아픈 자식들. 그저 불효자들이다.

사실 비타민 D와의 인연은 세레나가 태어나면서 부터였다. 5개월차 시댁마을을 떠나 모스크바로 향하는 아이에게 주어진 의약품은 비타민D였다. 세레나의 주치의 선생님은 내게 세레나가 만 3세가 될때까지는 절대적으로 복용을 시켜야 함을 크게 강조하셨었다. 

다음 백과에 설명된 비타민 D를 살펴보니: 우리 몸의 뼈가 튼튼하게 유지되게 하는 칼슘 대사에 필수 영양소 중의 하나. 비타민 D는 태양광선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 보다 하루에 일정 시간 태양광선을 쬐는 것이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타민 D는 D1,D2,D3의 3종류가 있지만 사람에게는 D2와 D3만 존재한다. D2는 주로 식물에 의해서 합성되고, D3는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이쯤되니 내 처방약이 왜 비타민 D3인지 짐작은 되고도 남음이다. 나는 4개월간, 15일에 한 번, 이 약을 복용해야한다. 1월부터 4월까지 민스크도..... 모스크바와 크게 다를 것 없이 해를 만나는 날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친구들의 정보(?)에 고개가 저절로 푹 하니 숙여진다. 그래도 세레나 덕분에 익숙해진 브랜드(?)의 의약품인지라 약 거부반응이 꽤나 심한 내 시각을 안정시킨다.  

#2: 한 두어 달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세레나가 제 방에 숨겨두었던 사탕인지 초콜렛인지를 베비라쿠아씨가 몰래 훔쳐 먹었던 것이 들켰던 날로 기억된다. 화가 난 세레나가 방으로 들어가 무엇인지 끄적끄적 데더니 방문에 붙여 놓았다. 정말이지...... 한참을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방 문을 닫는 일이 거의 없는 이유가 있었기도 하지만 저 귀여운 메모를 차마(?) 떼어 버릴 수 없어 꽤 오랜 시간, 그저 방 문의 원래 그리 만들어진 디자인인 것 마냥 붙여 놓았었다. 오늘 아침 사진으로 남겨야 겠다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한참을 문 앞에서 한참을 웃었다. 우스운 소리겠지만 내겐...... 아이의 이 작은 행동이...... 그저 비타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진심으로 다언어를 구사하는 아이가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겸손을 가장한 잘난척이라 들려도 어쩔 수는 없지만 가끔.... 아이의 다언어 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과 마주할때면 나는 말을 아낀다. 세레나는 엄마와는 무조건 한국어를 아빠와는 무조건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세레나는 엄마가 이탈리아어를 구사함을 인지하지만 이탈리아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나와는 한국어를 사용한다. 나는 아이에게 강요를 하거나 교육을 시킨적이 없다. 고맙게도 아이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엄마와의 교감을 한국어로 하게 된 이유거니.... 그리 생각 한다. 민스크 학교 입학 5개월 차, 아이의 전반적인 상황을 선생님들은 이해하게된 상태다. 시간이....... 그렇게...... 벌써 5개월이나 흘러버렸다. 세레나의 학교는 과목별 선생님이 다 다르다. 러시아어는 문법, 읽기, 쓰기, 발음 교정 수업으로 나뉘어져 있고 선생님들도 다 다르다. 지난 주 러시아어과 선생님들과의 개별 면담이 잡혀져 학교 방문을 했다. 발음 교정 선생님은 우리 부부에게, "아마 우리 학교 학생 중, 그 어떤 엑센트 사용이 없는 순수 표준어의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건 어쩜 세레나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께서 러시아어를 잘 못하신다 너무 기죽지 않으셔도 너무 속상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또 미친여인네마냥 길바닥에 서 울었다. 도데체 이게 무슨 울 일인가....... 하지만 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는...... 잘 적응하고 있는 아이의 크게 들어나 보여짐은 없지만....... 노력 혹은 순응이라는 미명 하의 순간 순간 느껴지는 아이만의 고충...... 혹여 스트레스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아직 철나지 않은 부모의 조바심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아이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 혹은 수줍음이 없다. 아이의 호기심이 두려움이나 수줍음 보다는 강한가보다. NON E И T r A r E.  '들어오지 마시오'의 이탈리아어 'NON ENTRARE' 아이의 의사전달 대상은 아빠였기에 이탈리아어로 쓰는 것에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탈리아어 알파벳을 쓰는 것을 연습(?)한적 없는 아이에게 소리나는 대로, 혹은 눈으로 보아온 대로 쓰긴 썼지만 소문자와 대문자는 뒤죽박죽, 거기에 러시아 알파벳 И 과 영어/이탈리아어 알파벳 N의 헷갈림이 명확히 들어난다. 이 실수 투성이의 문장이......... 내겐 그저 비타민이다.

난 아직은....... 그저 신나게 뛰어 놀며, 나름의 첫 진지한 사회조직(?)에 속하여 동무들과 문제 없이 학교 생활을 하는 아이를 응원하려한다. 차라리 일찍부터 정. 확. 한 다언어를 구사하게 하는 것이(다문화 가정의 아이에게) 필요하다 말하는 조언도, 필요한 시기를 정하는 것은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다 말하는 조언도 모두 수긍한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도 아이도 현재 시간 속, 스트레스나 강요가 아닌 웃음이 나는 행복의 감정이 우선이 아닐까.......

세레나는 오늘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엉터리 영어로 신나게 따라부르고, 화장실 한켠에 잘 놓아둔, 한글놀이 음성문자를 누르고 크게 따라 읽으며 쾌변(?)의 시간을 만끽하며, 대문자,소문자가 뒤섞이고 로마자와 키릴문자가 한데 쓰이지만 아빠에겐 무. 조. 건 그녀만의 이탈리아어 편지, 메모를 쓰는 꿋꿋함을 보인다. 

난 그저 아직은.......

일주일에 한 시간 자유과목으로 배정되어 있는 벨라루스어 수업을 듣고와 "엄마 감자가 벨라루스말로 뭔지 알아?"를 재잘대는 아이에게,

같은 반 단짝, 핀란드 친구에게 배워온 엄마, 아빠, 미안해, 고마워 등의 핀란드 단어를 읊조리며 "엄마! 나는 핀란드 말로 '미안해' 알어" 라며 잘난척(?) 하는 아이에게,

"엄마! 나 친구한테 줄 생일 카드에 한국말로'생일 축하해'쓸래. 엄마가 여기다 써봐. 내가 잘 따라 쓸 수 있잖아 그치?"라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 오늘 엄마 학교에서 루스끼(러시아어) 뭐 배웠어? 뭐 잘 모르면 나한테 물어봐! 내가 다 알려줄께 알았지?"라 말하는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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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시간 비타민디를 먹이면서도 저에게도 비타민디가 필요하겠단 생각은 하질 못했네요. 효과가 좋은 비타민은 처방을 받는 것이 좋을텐데 병원조차 문을 닫아버렷네요 하하. 이제 막 해가 나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정상적인 여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래요. 이곳도 민스트도요.

    2020.04.17 19: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영원한 휴가님께서 사시는 곳도 사실 쨍쨍한 해를 마음껏 마음껏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니니......... 우리가 이 전에 누리던, 그 특별함이 되어버린 지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주치의께 한 번 꼭 물어보세요. 특히 미취학 아동 키우는 엄마들은 우리 몸에 진짜 뭐가 부족한지 모르고 참.... 그저 너무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요.....
      아.... 정상적인 여름...... 분명 오겠죠?? ^^

      2020.04.18 15:04 신고 [ ADDR : EDIT/ DEL ]

серена / Serena

대부분의 예비 부모가 그렇듯 우리 부부도 태중 아이의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까를 꽤나 진중히 고민했었다. 즐거운 고민이기도 했지만 이름의 의미가 태어 날 아이의 품성 그리고 성장기 속 삶의 원동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를 생각하면 심각한 고민이 되기도 했다. 우연히 서점을 갔다가 유아/ 아동 부서에서 발견한 이탈리안 (사람)이름과 그 이름의 의미를 담은 모음집을 발견하고 구매한 후 열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이탈리아에도 우리 같은 심정의 예비 부모가 한 둘은 아니테니 발간 된 책이지 싶다. 꽤 두꺼웠던 책이였는데 매일 밤, 페이지를 넘겨가며 행복한 고민에 조잘 거렸던 우리 부부의 시간이 생각 난다. 여러 이름이 거론 되었었지만 우리의 선택은 Serena 였다.

세레나의 여성형 명사의 의미는 '일몰 후 구름없는 하늘에서 아주 가늘게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선택한 세레나의 의미는 일반 형용사 세레노(sereno): (하늘이)구름 한 점 없이 고요한, 맑은 의 여성형이다. 여럿의 것 중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우리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제일은 어쩌면 '평온'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 이름의 의미를 영어로 설명할때면 주저 없이 Serenity를 쓴다. 가끔 세레나데(serenade)를 연상하며 노래와 관련 있는 의미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그럴수도 있겠는데? 라며 그저 기분 좋게 웃어 넘길 수 있는, 대화를 이어갈 소재의 한 토막이 되었었다. 그런데 요즘 구름 한 점 없이 고요한, 평온한의 의미와는 완전히 상반된 의미로 사용되는 아이의 이름 때문에 웃픈날이 종종 있다. 세레나를 러시아어로 쓰면 серена. 이곳의 사람들에게 쓰여진 이름을 눈으로 읽지 않고 그저 말소리로 들려지는 이름을 들으면 시레나(сирена). .로 들리게 되는가 보다.

사실 세레나라는 외국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언어권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 이름이 그들에게 친숙한 단어 시레나로 들릴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문제는 시레나는 러시아어로 사이렌 이라는 사실이다.

사이렌: 신호나 경보따위를 알리기 위해 소리를 내는 장치.

이것을 알게 된건 지난 해, 모스크바 학교에 입학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돌아온 아이가 '엄마, 이고르(Igor)가 자꾸 나한테 삐뽀삐뽀라고 불러. 왜그러는 거야? 내 이름이 엠불란스야?"를 전했다. 처음에는 나도 이유를 몰랐다. 그 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그 지난 5년간, 수 많은 러시안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엄마들을 만났지만 난 한번도 들은적이 없는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이고르의 엄마인 크세니야를 우연히 만나 연유를 물으니 내용을 알려준다. 솔직히 나는 당시 가히 충.격.적 이었다. 이건 달라도 너무 다른 반대의 의미를 지닌 단어라는 사실에 말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이 내용을 수면위로 끄집어 올린, 삐뽀삐뽀를 외치던 장난기 가득한 장난꾸러기 이고르는 세레나의 같은 반 친한 동무로 한 해를 다툼없이 잘 지내며 우정을 쌓았다. 본래 의미의 이탈리아어 단어인 세레나를 아들에게 시간들여 설명해준 이고르의 엄마 크세니아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고르에서 끝날 줄 알았던 헤프닝은 민스크의 한 학교에 입학한 세레나에게 시작된 헤프닝이 된다. 학년이 높은 남학생들은 세레나를 '시레나'라 부르며 삐뽀 삐뽀를 외치고 있다. 나는 웃음이 나지만..... 당사자인 세레나는 속이 많이 상하는가 보다. 하루는 '엄마! 난 내이름 싫어. 너무 안이뻐!' 라 말하고, 또 어느 하루는 '엄마! 나 이름 바꿔줘. 애들이 자꾸 삐뽀삐뽀(비요비요)라고 말하면서 뛰어가!' 그리고 또 어느 다른 하루는 '엄마! 내이름 이제 '안나'야. 세레나 아니고 이제 안나라고 부를래!' 라고 말한다. 

"세레나! 네 이름이 얼마나 예쁘고 좋은 뜻인지 아니? 니 이름을 선택하기까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많이 생각했는데...... 엠불란스 소리를 내며 세레나를 속상하게 하는 친구들한테 세레나가 차근차근 설명을 해줘. 세레나는 아주아주 예쁜 이름이라고"

"아 어떻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 나 자꾸 화가 나는데!"

"화가 나는데 친절해 질 수는 없지........ 그래 니 말이 참 맞다...... 그럼 이렇게 말해. 야! 니네들 '세레나'가 이탈리아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는 얼마나 예쁜 이름인지 모르지? 세레나는 이탈리아 이름이야! 니네 이탈리아 말 모르지? 그럼 영어로 알려줄께 세레나는 영어로 세레니티야. 세레니티가 무슨 뜻인지 모르면 이따 영어 시간에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봐! 그리고 영어 세레니티는 러시아어 시레나와 얼마나 다른건지 공부해!" 

 

어제 하교길에 세레나가 말했다.

"엄마! 나 오늘 또 삐뽀삐뽀 라고 말하는 애들한테 이렇게 말했어. 야! 세레나는 이탈리아 이름이야! 내 이름이 이탈리아에서 한국에서 얼마나 예쁜 이름인지 니네 모르지? 니네 자꾸 그러면 바보인거야!

"잘했어. 근데..... 꼭 바보라는 말을 해야하는거야?"

"엄마가 똑같은 말을 계속 계속 하게 만드는 사람은 바보라고 했잖아. 똑같은 말을 계속하게 만드니까. 나 벌써 열번도 더 말했어. 그러니까 걔네는 바보 맞는거잖아!"

"..............."

민스크는 어제부터 눈이 내린다. 오늘아침부터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세레나의 방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세상을 바라보며 아이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내 하루의 일상에 소소하게 일어나는 서운함들이 떠오른다. 화가나니 친절해 질 수 없다는 아이의 말은 틀린말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큰일도 아닌 사소한 일에 화가나는 나를 어째야 하는 것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대체 여기서 뭘하고 있는건가....... 나는 왜 사소한 것에 오해를 하고 분노를 하게 되는 걸까. 화가 난 마음을 품은 내 행동은 아이에게 어떻게 흘러들어가게 될까..........

평. 정. 심을 찾고 싶다.........

아이의 이름이 오늘의 나에게 평온이 아닌 먹먹함을 주게 될 줄....... 이탈리안 이름 모음집을 열심히 정독하던 7년 5개월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 새로 뜯어 사용하는 기간이 2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구멍이 나버리는 고무장갑에게 화를 냈다. 고무장갑에게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육두문자를 날리며 이거이거 벨라루스에서 만든거 아니야? 라며 오명을 덮어씌우게 될 줄 3개월 전에는 예상 못했다.

나도 세레나도 베비라쿠아씨도........ 적응의 시간...... 각자도생을 위한 각개전투식 실전 모드 O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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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ㅔ휴 어째요... 그 예쁜 이름을...이 또한 지나가리니 나중에는 자기 이름 좋아할 거예요 ^^

    2019.12.08 18: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 민스크에서의 정착 초입길이 만만치가 않네요. 제가 너무 쉽게 '모스크바랑 뭐 그리 크게 다르겠어?' 라며 자만 아닌 자만심에 빠져 있었나봐요. 속상해 하는 세레나 보며 저도 속상해져요 힝

      2019.12.14 15:30 신고 [ ADDR : EDIT/ DEL ]

타인과 타인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타인이 타지에 정착하여 익숙해지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이 필요한 시간들이 숫자로 정확하게 계산되어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일도, 상처를 줄 일도 생기지 않게 될까.....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낯설게, 마치 처음 겪는 일처럼 불편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솔직히 너무 많이 있다..... 그래서 난 내안의 불안과 걱정을 다독이는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노력을 해도 해결은 늘 내맘같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그저 젠장을 외쳐댈뿐 다른 방도가 없다.

 

나는 그래도 여러 해를 넘기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착각이라도 하며 사는 그놈의 '어른' 이지만...... 젠장이라도 외쳐댈 수 있는 성인이지만.......세레나는 그놈의 '어른'이 아닌 '어린이'이다. 숫자에 불과한 나이를 들먹여 '어린이'와 '어른'을 구분하는 무식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조금 더 산 어른이 조금 덜 산 아이를 돌보는 것이 삶의 이치이니.... 매 번 이렇게 다른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요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매 순간 내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어내놓아 버리는 나를 다독이는건.... 그런 나를 더 안쓰러워 하는건 세레나이다.  갑작스럽게 해를 가리는 가을 소낙비가 내린 후 선명하게 뜨는 무지개를 보며 '한국에 가고 싶어.... 엄마가 보고싶어.......김치찌게가 먹고싶어'를 주절거리며 길바닥에 서 흐느끼듯 소리내어 울고 있는 나를 다독이는 것도, 내 원초적 입장에서 막돼먹은 이라 지정되어진 상대에게 불같이 아니 미친년 같이 화를 내고 후회하듯 한숨 내쉬고 있는 나에게 슬그머니 조막만한 손을 내밀어주는 것도.........만 7세를 한 달 앞둔 내 딸아이 세레나 이다.  

새 터전, 아이의 방을 정리하다 잘 보관하려 넣어 두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 편지가 나왔다. 한 참을 들여다 보며.... 4년 전 아이가 처음 한국에 갔을때 어린이집 시간제 보육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감사했던 시간의 기억을 떠올린다. 하교 후 집에 돌아온 세레나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며 ' 기억나?' 라고 물으니...... '아니!' 기억 안나는데?' 대답이 돌아온다. 조금 허무해진다. 매우 당연한 상황이 허무한 내가 우습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유년기의 시간이 행복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또렷해지는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왔을때 상처받고 아픈 기억이 또렷해지는 시간이 훅하고 불어때, 그 가물가물했던 유년기의 기억이 치료제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치료제가 아닌 부작용으로.... 가중된 상처가 되지 않도록.... 나는심으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를 희망한다.

나는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시간이 많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도 한다. 결국 나중에는, 세상 모든 잘못을 그저 엄마의 탓으로 돌릴 수 있기때문이라고.... 일리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그냥 전자를 택한다. 후에 많은 잘못들에 대한 탓을 찾는 아이가 되어 그 화살이 모두 내 가슴에 꽃히게 될지라도...... 현재 내가 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용서받지 못하는 비겁한 어른이 되는 것이 더 싫은 이유다.

세레나는 2019년 9월 2일 진정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되었다. 지난 해, 모스크바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한 것은 사실이나 1학년 교실이 아닌 초등입학 준비반 정도의 해석이 가능한 교실에 배정 되었다. 모스크바에서 1년 간의 입학과정을 잘 소화한 아이는 민스크로 이동하여 큰 문제없이, 큰 무리없이 1학년에 입학 하였다. 입학 전, 찾아간 학교에 우리의 상황, 세레나의 상황을 주절주절 설명하지 않았다. 내 아무리 아이의 러시아어 구사력, 학업 집중력, 성취도에 대하여 떠들어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였다. 학교 생활 한 두달 후면 나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전문 교사들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지난 한 달간 매우 초초한 하루 하루를 보냈다. 초초한 본심을 숨기려하니 내안의 공격적 성향이 영역 활동을 크게 한다. 미. 칠. 지. 경. 이다. 나는 세레나의 엄마지만 아이가 속한 사회에서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삼는 이들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신뢰한다. 감사하게도 나는 세레나의 담임 선생님과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좋다. 내 초초한 마음을 읽어 주는 듯한 따뜻한 그들의 눈빛. 불안감을 감추는 음성의 '오늘 세레나는 다 괜찮았나요?"를 묻고 있는 내게 솔직하지만 위안주는 답을 해주는 그들이 참..... 좋고 감사하다.

이탈리아 국적의 아빠와 한국 국적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세레나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아기와 초등입학 준비과정을 마치고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초등학교를 간다. 큰 문제가 없는 한 베비라쿠아씨의 민스크 일꾼 계약서는 최소 4년에서 최대 6년간 유효하다.

에따 라시아 (Это Россия. = This is Russia.) 를 외치던 세레나는, 야 루블류 벨라루시! (Я люблю Беларусь! = I love Belarus!)를 외친다. 내가 중심을 잡기 어려운...... 그렇지만 왜그런지 모르겠는...... 아름다운 문장들이다.

Я люблю Беларусь! ( I love Belarus!)

타지의 타인이 현지의 타인과 평화로이 어울어지는 방법.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젠장을 외쳐대지만.... 7살 딸아이 앞에서 엄마가 보고 싶다 울고 있는, 철딱서니 없는 초라한 인간이지만...... 힘껏 그 어려운 방법을 찾기위해 계속 노. 력. 하. 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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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마가 애쓰고 힘들어 한 결과로 세레나가 학교 생활 잘 하는 것 아닐까 싶네요.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는 얘기에, 까맣게 잊고 있던 제 아랍에 살던 때가 생각이 나요. 먹고 싶은 것들을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다니며 애 많이 쓰던 시절이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네요!

    2019.10.14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애를 쓰며 사는 것이 어찌보면 누구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오롯이 주체자로서의 나를 위한 삶을 연명하기 위해 택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결과물로 큰 탈이 나지않는 시간 속에 저도 아이도 남편도 있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니..... 저의 끝나지 않는 여고생 감성을 어찌해야 할까요 ^^

      한국 음식도 한국 미용실도 한국 친구도 없지만 창밖 풍경이, 제가 걸음을 옮기는 일상의 풍경이 저리하니...... 불만은 접어야 하겠지요 ^^
      블로그로 매일 안부 묻던 시간 속 왈리님의 아랍에서의 삶이 저도 마구마구 생각 나네요 ^^

      2019.10.20 15:21 신고 [ ADDR : EDIT/ DEL ]

입학증명서, 재학증명서, 졸업증명서 그리고 성적증명서

위에 나열한 4가지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학교와 관련된 서류제출시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던 항목이다.

2019년, 1월...... 내가 알고 있던 항목 밖의 사항 "입학유예증명서"를 만났다.

만6세의 세레나에게 한국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가 발부되었다. 지난 여름, 9월 시작 학기제인 이탈리아에서 이미 발부된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았던 경험이 있기에 새로운 놀라움과의 조우는 기대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저...... 우리 아이가 이제 정말 '초등학생'이 되는구나라는 예정되었던 시간과의 만남에서 오는 감동의 울렁임을 예상했을 뿐이었다.

현재 우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이유가 이탈리아와 한국 초등학교 입학 유예의 직접적 사실이기에 입학유예를 증명해야하는 상황과의 만남은 당연한 것이지만......... 감성의 울렁임과는 대조적인 현실의 행정업무는 늘 또다른 이름의 두통과의 싸움이다. 

한국의 행정업무 과정을 겪으며 잠시 화를 다스려야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정확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은 결국 화를 다스려야 하는, 이성적인 행정업무와는 거리가 먼 감정의 치우침으로 상대가 되었든 내 스스로가 되었든 얼굴을 붉히는 상황을 만든다. 

나는 세레나의 입학유예 증명을 위한 필요 서류를 묻기위해 출입국사무소, 교육부, 주소등록 해당 교육지원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야하는 수고를 했다. 나 스스로에게 '수고'를 했다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문의한 해당 초등학교에서 정확히 필요한 구비서류 항목을 제시한 이탈리아의 행정업무와는 상반된 우리의 것에 실망한 탓이다.

감성적인 내 고국의 민족성에 난 늘 뭉클한 감정을 느낀다. 나 역시 이성과 감성의 경계선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면 감성의 경계선에 두 발을 딛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하고 통일된 매뉴얼 즉 지침서가 필요한 행정업무에 왜 나의 감정의 울렁임이 필요한 것인가를 묻고 싶다.

이제 겨우 시작의 선에 섰을뿐인데...... 벌써..... 내가 왜 세레나의 복수국적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자문을 한다................

그저 결국에는 혹은 종국에는 내가 이상주의자임을 증명하고자한 선택이었다... 가 아님을...... 그것이 아니기를 소망한다....를 2019년 1월 내 첫번째 소망 목록에 넣는다.....

 

PS. 세레나의 초등학교 입학유예를 증명하기 위한 서류로:

-현 재학증명서(러시아 모스크바 재학 학교)

-러시아 모스크바 거주 증명서(이 서류가 가장 모호한 부분이었다. 우리는 세레나의 아빠인 베비라쿠아씨 회사에 요청하여 베비라쿠아 가족 해외지사 파견근무 사실 증명서를 발급받아 첨부하였다)

-가족 사실 증명서(이 서류는 한국에 있는 내 친정가족의 도움을 받아 발급 받을 예정이다)

를 구비하여 보냈다.

정확한 매뉴얼이 없는 사항이었기에..... 혹은 해당 도시, 해당 학교의 제 각각 매뉴얼 입맛 맞추기에 맞춰진 첨부 서류이기에..... 도착 전 걱정이 앞선다.......

통일된 지침서가 없는 경우, 우리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수십번에 걸쳐 다시 해야하는 불필요 과잉업무를 맡게된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는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이 스트레스는 결국 서로에게 총과 칼을 들어 공격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나는 이런 연계성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너무 예상되는, 이런 두리뭉실 제도가 참으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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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바람

    국제적인게 일반적이지 않아서일거예요. 차차로 달라질거라 믿어요. 전엔 영문재학증명서도 없어 한글로 떼서 공증 받아야했던 때도 있었어요.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아주 특별한 일이었으니까. 불편한
    대신 의료보험이나 유치원 같은 소소한 혜택도 누릴수있으니 쌤쌤쳐요

    2019.02.20 16:17 [ ADDR : EDIT/ DEL : REPLY ]
    • 지난 금요일에 친청 오빠가 학교 위원회에 다녀왔어요. 이상 무, 상황 종료! 문자 받고 또 한시름 덜어 놓아요.......
      달라지는 시간 속에 제가 또 세레나가 있으니 저도 무엇인가 해야 하는 상황이겠지요....... 한 달 만에 모스크바에 햇님이 얼굴을 들이밀어 주는 날, 반가운 너도님의 댓글에 기분 한껏 고조됩니다 ^^

      2019.02.23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2. 정말 정말 오랜만에 와서 남기신 글들을 읽는 중에 저도 몰랐던 서류의 존재를 알고 갑니다. 저에게도 닥칠 일이겠네요.

    2019.02.28 08: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랜만에 너무 반가운 방문, 거기에 늘 미소짓게 만들어 주시는 영원한 휴가님의 댓글....... 조금 긴 듯한 늦은 겨울 휴가를 다녀오니 이 기운 솟는 소식이 남겨져 있네요 ^^

      그쵸? 어여쁜 아가를 두신 타국의 이방인인 영원한 휴가님께도 곧 닥칠 현실이지요? 생각보다...... 그저 조용히..... 큰 소리 내지 않고 사는 우리와 같은 처지의 동지들이 고국의 밖에 꽤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연대의식 느끼며..... 힘을 내자구요 우리!!!! ^^

      2019.03.16 14:29 신고 [ ADDR : EDIT/ DEL ]

2017/11/26 05:34

 

한 해의 마지막 달이라 우겨 볼 수 있는 11월 그리고 진정한 마지막 달인 12월. 지난 3년간 이 두달의 시간은 나에게 의지의 박약(?) 혹은 굳은 심지의 나락(?)....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꼬리표를 달아줬다. 말하고 나면 혼꾸멍 날지도 모르는 꼬리표의 대명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앞머리 자르지 않기'

난 올 해도 스스로와의 굳은 맹세를 어기고 그.렇.게 앞머리를 쑹.덩. 하니 자르고 말았다. 그리고 급속도로 밀려오는 후회의 그 날카로운 화살촉은 애꿎은 베비라쿠아씨 부녀에게로 조준된다.

엄마 앞머리 자른거 이뻐 안이뻐?

응. 이뻐 이뻐!

세레나는 화살촉을 정면으로 잡아 부러뜨린다. 장한 것.......

나 어때? 많이 이상해?

어? 아니 아니. 근데, 너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이제 앞머리 다시는 안자른다고 했잖아.

베비라쿠아씨는 어리석게도....... 화살촉을 온몸으로 받아 낸다.... 용감한 것......

11월은 베비라쿠아씨 부녀의 생일이 든 달이다.  9일 차이로 날은 다르지만 같은 달 함께 생일을 맞이하는 베비라쿠아씨 부녀를 보면 이상하게도 뭉클한 기분이 든다. 겨우 같은 달인 경우에도 이런데...... 부녀,부자지간, 모녀,모자지간 혹은 부부지간 혹은 형제지간의 생일 날이 같다는 건 어떤 운명일까? 아마도 서로를 더 많이 기억하라고..... 더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신이 주시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 2017년의 11월...... 몸은 바쁘고 머리는 복잡했지만 행복했다.

아주 어쩌면....... 나는 작년에도.... 제 작년에도.... 같은 기분이었던 같다.

그리고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10년 후에도..... 50년 후에도..... 늘 같은 기분이기를 간절하게 소. 망. 한. 다.

 

메이데이 2017/11/26 17:07 R X
늦었지만 '베비라쿠아씨 부녀'의 생일 축하합니다.
벨라줌마 2017/11/26 20:46 X
감사합니다 메이데님~~~~~~^^
제비 2017/12/01 10:21 R X
벨라님이 사랑하는 두 분의 생일 축하드려요^^

앞머리 잘라도 이쁠 것 같은데 왜요...ㅎㅎ
벨라줌마 2017/12/09 16:04 X
감사합니다 제비님!!!!!!

앞머리 잘라도 이쁨니다 벨라줌마는요 암요 암요 헤헤헤헤헤헤
WallytheCat 2017/12/07 03:18 R X
무지 늦었지만 저도 11월 두 분의 생일 축하 드려요~!
벨라줌마 2017/12/09 16:04 X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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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2 15:11

 

영화 뷰티 인사이드 2015년 작품. 백종열 감독.

오랜만에 영화 한편을..... 앉은 자리에서.... 두번 돌려 봤다. 내 마음을 쑥 하니 잡아 당기는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아! 성장통이 또 시작되었구나, 아프구나....싶을 무렵 찾아보고 다시 찾아보고 돌려 다시보고 또 다시 돌려보는.... 나만의 진통제로 사용하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길지 않은 내 인생.... 거의 모든 시간이 매일 사춘기 였구나 싶다......

나는 내가 좋았던 영화, 내가 싫었던 영화를 추천 혹은 비추천으로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다른이에게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언제부터인지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혼자하는 시간을 즐긴다고 생각하던 시기부터..... 다른 사람과 그 영화의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부터 인 것 같다. 그건.... 늘 좋지만.... 볼 때마다 다른 가르침을 받는.. 또 다른 시선의 감동을 받는 그래서 깨우치고 반성하는 그래서 행복해지는 그 매번 다른 시간의 감정을 내 한줄의 영화평으로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화는...... 현재의 내 상황....내 감정....을 이입 시키는 양날의 검... 그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나' 를 이입시킨다. 감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이가 들으면 깜짝 놀라 당혹스러워 할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감히.... 존경한다는 직업군에 속하는 영화 감독, 드라마 작가, 소설가, 작사가... 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쓰는 글을 읽고 보고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 속 상황에 그들을 대입 시킨다는 사실을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쉽지 않은 직업이고 그래서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은.... 감히 존경이라는 감정의 울렁임에 흔들리고 휩쓸리고 그래서 울고 또 소리내어 웃으며..... 당신은 천. 재. 군. 요. 라고 소리내어 외치게까지 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18살 생일 아침 이후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의 사람으로 변하는 한 남자 '김우진'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 김우진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깊이 빠지게 만든 여인 홍이수를 만나며 자신의 삶, 그 아수라 백작의 자괴감, 그 험하고 불편한 현실 속 아이러니한 기쁨과 설렘 그리고 혼돈과 상처에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영화를 본 첫 시간..... 나는 김우진이 아닌 홍이수 역에 나를 이입시켰다. 그리고 현실의 김우진은 내 남편인 베비라쿠아씨.... 그리고 내 아이 세레나 였다.

그리고 영화를 두번 째 본 시간..... 김우진 역에 나를 이입시켰고, 현실의 홍이수는 내 남편 베비라쿠아씨 그리고 내 아이 세레나 였다.

가족이라는 특수 집단 속 역할은 그 역할의 본업 즉 남편과 아내 혹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일방통행의 롤속 역할을 여러 가지의 사회적 통념, 전통적인 이념의 틀안에 거부감 혹은 의구심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둔다. 그것을 가둔다하여 의문을 품거나 그것에 가둬졌다하여 투쟁하여 바꿔보겠다 마음 먹지도 않는다. 사회적 통념, 전통적인 이념을 깨야 한다 선동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적으로 없다. 그것을 깨고 싶은 사람은 결혼이라는 틀 안에 발을 들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에게 장문의 이메일 '러브레터'를 써 보냈다........ 최근 우리가 겪은 여러 상황들... 예상했던 일에서의 변수 속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해결하는 과정 속 우리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김우진 이었다..........

나는 그에게...... 여전히 당신은 너무 아름답다고.... 늘 아닌척해도.... 당신을 보는 매 순간 가슴이 설렌다고..... 늘 당신의 반대편에 있는 척 하지만 나는 당신의 생각, 당신의 이념, 당신의 결정 그리고 그 유치하기 그지없는 농담마저도 너무 좋다고.... 그러니 쫄지 말라고....전했다.

긴 장거리 연예기간.... 우린 손편지를 참 많이도 썼다....... 한 달 전 시댁에 드른시간..... 그의 유소년 청년기의 모든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의 방.... 2009년 내 모든 짐을 이고 싸들어 옮긴 이후 그의 작은 방 반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내 모든 추억의 짐들 덕에... 이젠 우리의 방이 된..... 시부모님 집 3층 현재 우리의 이태리 공간 그 방에서..... 나에게 받아 하나도 빠짐없이 차곡차곡이도 모아둔 그의 편지 상자를 우연히 발견하여 읽었다. 문법도 틀리고 어순도 틀리고 단어 선택도 이상한 그 외국어로 전했던 내마음....유치하기 그지없는 맹세의 구절..... 달달하다 못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내용의 이걸 내가 썼다고? 오마이 갓을 외치게 만든 부끄러운 그 편지들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몇일 전 보낸 러브레터의 내용 중 10년 전 보낸 러브레터의 내용과 많이 같지만 꽤 다른 구절의 내용을 썼다. 10년 전 그에게 쓴 러브레터에서... 난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리고 삼일 전 그에게 쓴 러브레터에는....... I can not swear that i will love you and i will respect you until my life finishes.... but i can say that i will try all my best to 'keep my mind' for you my love..... 라고.......

한 달 전 이태리 시댁에 떨궈 놓고 온 세레나가 내일 내 품, 현재 우리의 보금자리 모스크바로 돌아온다. 아이의 매일 매일을 볼 수 없던 지난 4주간.... 세레나는 자의적이었던 타의적이었던 여러 새로운 상황을 경험했기에.....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김우진의 모습을 나에게 보일 것이다...... 성장 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가 견디어 내야하는 내 아이 김우진을 받아 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어쩜 내 선택..... 엄마라는 이름의 사회적 통념, 전통적 이념의 역할 속에 나를 가두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쿨~~~한 척, 센 척하는 엄마 역할을 코스프레하며 자괴감에 빠질 생각은 없다. 다만 엄마라는 역할의 시선 속 이해불가능의 상황이 올때면.......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또 찾아 볼 것이다. 그 진통제, 그 약발이 얼마나 먹히게 될까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진통제 한 알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잠깐이라도 쿨~~~~한 척 하는 엄마.... 그 코스프레는 가능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

영화 뷰티인사이드 속..... 내 심장이 쿵! 하니 내려 앉은 scene.......

자신이 처한 상황을 사랑하는 감정에 빠지게 만든 홍이수에게 힘들게 설명한 김우진.... 그의 말을 그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홍이수가 그를 찾는다. 그리고 아침이면 변하는 그의 모습을 보게 해달라고 청한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홍이수가 묻는다.

"왜.....나야?"

"매일 이렇게 다른 모습의 내가 익숙했는데....... 널 만나고 이런 내가 불편해졌어....... 내일 아침 내가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겠어?"

나의 그대를 처음 만났을때 난...... 익숙한 내 모습에 자만심 가득한 자신감이라는 오만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내일 아침 눈을 떠 내가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겠어? 질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단연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아침에 눈을 떠.... 어제 내 다른 모습에 많이 당황했지? 라고 묻는 시간의 횟수가 꽤 많았다...... 그래도..... 그래! 너 미친거 아니야? 의 답이 아닌...... 아니! 그 다른 모습도 너지만.... 난 그 모습도 괜찮아....라고 답해주는 고마운 나의 그대....... 그에 반해 난....... 아침에 눈을 떠..... 넌 어제 내가 알고 있던 니가 아니였어! 미친거 아니야? 라고 타박하고 상처를 입혔다.......나는 영화 속 김우진이어도 되고.....넌 영화 속 김우진이면 안돼!라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이기주의자로 그를 대했다.....

뭐.... 얼마나 나를 바꿀 수 있을 지 나는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와의 시간 속 사춘기 그 질풍 노도의 시기가 찾아 오면.....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또 찾아 볼 것이다......

매일 매일 이영화를 봐야하는 것 아닐지...... 매. 우. 두. 렵. 다.

P.S 우울함이 바닥을 치고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을때..... 난 무한도전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편을 찾아본다...... 무한도전..... 내 공개 일기장에 그 프로그램 명을 거론하는것 조차 조심스러운 애틋한 무한도전의 모든 에피소드가 소중하고 또 소중하지만..... 난 행복해지고 싶을때..... 내 안의 유머 본능을 잃고 싶지 않을때 이 에피소드를 꼭 다시 찾아 본다.

아이러니 하지만.... 찾아 볼때 마다...... 너무 좋아요를 누르게 되는 경연팀의 노래가 다르다...... 어제 다시 본 에피소드 속...... 가수 바다와 길..... 이 두 멋진 뮤지션의 완성곡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2017년 4월 셋째 주....오늘의 내가 너무 너무 좋아요를 꾸~~욱 하니 누른 이 노래를 당신께 바친다.

 

 

WallytheCat 2017/04/24 09:01 R X
전 책이든 영화든 아무리 감동 먹은 작품이라도 한 번 읽거나 본 후에 다시 보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다시 볼 때의 다른 느낌이 속을 부대끼게 하는 면이 있거든요. 벨라줌마님이 그리 좋아하시고, 깊은 의미를 두시는 영화라니 꼭 한 번 챙겨봐야겠네요. ㅎㅎ
벨라줌마 2017/04/29 14:56 X
본이 아니게 왈리님 찾아 보시게 만드는 영화 한 편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
저도 사실 그 속이 부대끼게 하는 면 때문에..... 다른이에게 이 영화 참 좋더라 말을 못하겠어요..... 지난 번 좋았던 부분이.... 이번엔 아닌데?.... 하게 되는 요상스런 아이러니...... 근데 다시 또 찾아 보게 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그래도 늘 좋더라고요.... 이상하지만 감독이나 작가에게 가는 무한 신뢰? 뭐 꿈보다 해몽? ㅎㅎㅎㅎ
알퐁 2017/04/24 18:18 R X
흠... 전 "넌 어제 내가 알고 있던 니가 아니였어" 이런 경우보다 "넌 그대로인데 왜 어제 내게 괜찮았던 네 모습이 오늘은 내게 불편하니?" 이런 경우가 더 많은 듯해요... 제 짐작에 영화 결말은 김우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우진이었다 뭐 이런 게 아닐까요? ㅎㅎㅎ
벨라줌마 2017/04/28 16:52 X
아마.... 안그러려고 노력(?)해도 세상의 중심은 나야 나라고!!! 하는 이기주의때문이지 않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힝......
맞아요. 이 영화의 결말은 김우진의 겉모습은 상상초월의 누구의 탈을 쓰던 내면의 김우진은 늘 같다.... 늘 같은 내면의 김우진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가... 뭐 이런? ^^ 꿈 보다 제 해몽으로 결론 내리는거죠 뭐 ㅎㅎㅎ
너도바람 2017/04/26 00:45 R X
나두 보긴 본 영화인데 우진의 어머니로 나오는 배우 문숙의 멋진 모습 밖엔 기억 나는게 없어요. 책도 잘 못보고, 영화도 집중이 안되는 나이가 됐어요. ㅎㅎ
이젠 이 영화를 생각하면 벨라님이 베비라쿠아씨에게 쓴 편지가 떠오를것 같은데요.
벨라줌마 2017/04/28 16:57 X
배우 문숙씨 참 멋지죠..... 마지막 장면 배우 문숙씨와 이경영씨 짧지만 임팩트 강했던 연기도... 매우 감동 이었어요 ^^
ㅎㅎㅎㅎ 이거 이거 이 훌륭한 영화의 연관 연상어가 저의 창피한 러브레터라니....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ㅎㅎㅎ
제비 2017/04/30 11:45 R X
벨라님 부부는 참으로 달달하게 사시나봐요~
우리는(아니 나만인가?) 처음부터 '너 미친거 아냐?'이러면서 살았거든요 ㅋㅋ
전 이 영화에 나오는 한효주 의자랑 반지와 그 케이스가 너무 맘에 들어 침을 질질 흘렸던 기억이...
아이고 둘 다 참 힘들겠다..그러고는 김우진 공방과 가구들에 눈길이 더 갔다는..
벨라님에 비해 저는 너무 단순무식하네요 ㅎㅎ
벨라줌마 2017/04/30 15:22 X
ㅎㅎㅎ 에이 아직 결혼서약에 도장찍은 것이 십년도 안되는데 아직은 쬐~~~끔 더 달달해야죠 ^^ 저흰 힘든 연애를 오래 했어요. 양가 가족의 반대라는 로미오 줄리엣의 드라마틱 상황은 아니였지만 한국과 이태리라는 참으로 멀기만 했던 거리감 그리고 어렸던 두 청년의 좋아함이라는 감정을 어떻게든 이어보겠다 했던 책임감 거기에 현재는 각자의 고국이 아닌 제 3국에서의 삶이라는 커다란 상황들이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 하는 마음으로 표출되는? ㅎㅎㅎ 속마음이야 너 미친거 아냐? 싶지만 그대로 표현하고 그래서 싸우고 나면 너무 외로워요 힝

저도 의자와 반지 그리고 반지 케이스에 온 마음을 다 줘버렸다 손 번쩍! 듭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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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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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4 04:56

 

모스크바 현재 시간 오후 10시..... 내일 아침 날이 밝아지면 베비라쿠아씨의 서른 다섯번쨰 생일 이다.... 세레나에게 내일 아빠의 생일이니.....써프라이즈~~~ 그림 선물을 하자고 제안했다. 흔쾌히 기뻐하며 도화지 위에 아빠의 얼굴을 그린다......

그럼, 사랑하는 아빠! 생일 축하해요! 도 써 넣어 보자고.....엄마가 옆 종이에 써 줄테니 그대로 한번 따라 적어볼까라고 제안했다..... 기꺼이 그러겠다고 좋아한다.... 그리고 매우 자신감 있게 내눈에는 외계어 글씨체....세레나 눈에는 명확한 의사 전달의 글씨체가 써 내려간다.....

눈물이 흐르는 동시에 웃음보가 터졌다.....

"내 새끼 진~~~짜 잘한다!" 고슴도치 어미의 여과없이 들어나는 감정표현이다.....

나는 베비라쿠아씨 부녀의 생일 날이 동시에 든 11월을....몇 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그것이 성대하고 화려한 파티의 계획은 아닐지라도..... 우리만의 행복한 시간....추억하며 좋아할 시간으로 말이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라고는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우리의 인생에.....불행한 하루가 존재 할 것을 정확하게 예상하여 대비하고 살지는 못한다.....

세레나는 지난 10월 15일 모스크바 토요 한국 학교 수업시간..... 잠시 자리를 비운 담당교사의 부재의 몇 분..... 같은 반 친구와 창틀에 올라 장난을 치다가..... 친구가 창문을 열었고.... 열린 창문 앞에서 밀고 밀리는 장난 중 밀려 6-7미터 높이 2층 교실 창문에서 추락했다.......

추락 당시 세레나는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응급 후송되어.... 응급 치료를 받았고....우리 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만4세 아이의 그 모습 그대로 남아줬다.....

세레나는 응급실에서 긴박했던, 그 불행한 하루를 꼬박 보내고...... 일반 병실 신경외과 어린이 병동으로 옮겨져... 10일간 치료를 받았다..... 현재 세레나는 절대 안정의 의사 권고를 받고....집으로 돌아와....우리 앞에서....숨을 쉬고....웃으며....얘기를 하고....재롱을 피우며..... 외강, 내.....무너짐의 불안한 부모 마음을 쓰다듬어주고 있다......

세레나 사고의 정확한 사고 진단명은 'Catatrauma' : Closed craniocerebral injury, Brain contusion, Fracture of the right mandible to the right without displacement.

나는 이 진단서를 한국말로 보기가 어렵다...... 같은 내용인데.... 영어와 이탈리아어 번역문으로 읽는 아이의 진단서와 한국어 번역의 진단서를 읽는 마음의 상태가 판이하게 다르다...... 세레나는 앞으로 1년간 3개월에 한번씩.... 재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현재 아이는 머리를 열어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은.....감사하게도 아니다. 하지만 불행한 어떤 하루가..... 또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불행한 어떤 하루가 더 이상은 세레나 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시작되지 않기를 모두가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이웃 블로그 왈리님댁에 들려 가을날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단풍든 나무.... 긴 몸통을 자랑하듯 쑥쑥 뻗어 오른 멋진 나무들이 들어 찬 숲의 모습을 한참동안 들여다 봤다. 그리고 너도바람님 댁에 들려 혜경씨 꽃집에서 온 가을 국화의 따뜻함을 가득 오랫동안 느꼈다..... 제비님 댁에 들려 들깨를 터는, 어여쁘신 초보 농사꾼의 모습뒤로 멋드러진 능선을 자랑하는 지리산을 온 마음을 다하여 감탄하며 들여다 보고 알퐁님 댁에 들려 알퐁님 꼬맹이의..... 사랑스러운 한마디 한마디의 말을 눈으로 읽으며 평온해지는 마음을 내 마음을.....그렇게 그렇게 다독였다.................

이러한 사진과 글을 올리시는 많은 블로거분들을 이웃으로 둔 나는........ 원망 혹은 미움이라는 악한 감정에게 패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나는 안다.... 세레나를 우리 곁에...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여 보호해준 세상의 모든 선한 신들이 나의 악한 마음을 다스려 줄 것을 말이다.....

나는 내일 아침....미역국을 끓여 내 사랑하는 동지 그리고 내 애인인 다니엘을 위해 생일 밥상을 차리고....형편없는 솜씨에 굴하지 않고... 자신 있게 손수 케익을 만들어 서른 다섯개의 초를 얹어 그의 얼굴 앞에 들이밀 것이다....... 그리고 세레나의 사고를 겪으며.... 더욱 견고해진 우리의 믿음과 흔들리지 않았던 서로를 향한 애틋한 존중, 그 사랑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jebi 2016/11/04 12:06 R X
그동안 아니, 지금도 겪고 계실 벨라님의 마음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져 제 마음도 너무 아픕니다.
세레나와 벨라님, 그리고 벨라님의 사랑하는 동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 보태겠습니다.
alfon 2016/11/04 20:58 R X
아휴..... 읽으면서 가슴이 콩닥콩닥하다가 저릿하다가....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어요... 특히 외국에서 에휴..... 그런데 아이들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탄성? 회복력이 아주 좋으니 큰 걱정 안 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엄마로서 걱정 안 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big hugs xoxo
WallytheCat 2016/11/05 02:07 R X
뭐라 댓글을 적어야할 지... 세레나는 물론이고, 가족 모두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만 해봅니다. 아빠 생일 선물로 그린 그림이 아주 훌륭하네요. 즐겁고 행복한 생일 파티가 될 거라 믿어요.
메이데이 2016/11/05 13:59 R X
왈리님과 같은 마음이에요.
너도바람 2016/11/07 17:40 R X
형편없는 솜씨에 굴하지 않고 자신있게 구운 촛불 서른다섯개의 케익이 궁금합니다. 꼭 사진으로 보여주세요. 아이들의 탄성 회복력에 대한 알퐁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
벨라줌마 2016/12/05 05:19 R X
걱정하시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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