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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10 (4)
La vita è bella
혐오가 가장 쉽다. 탓을 할 대상을 찾는 일이 가장 쉽다. 쉬운 방법으로 감당하기 벅찬 일을 해결하려는 것이 가장 쉽다. 하지만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현명한 방법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나는 여전히…. 5 18 희생자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가중시킨 이들을 저주한다. 세월호 참사에 고통받는 이들 앞에서 햄버거를 먹고 피자를 먹으며 조롱과 혐오의 길에 앞장섰던 이들을 저주한다. 조용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깊은 곳에서… 도저히 조절하기 힘든 저주를 내뱉는 나를… 혹여 신이 미워하실지라도 멈추기가 힘들다. 참사는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를 그 조의를 표해야 하는 암울한 사건이다. 진심으로 슬프고 암담한 시간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암스테르담에도 가을이 오셨다. 오락가락한 날씨가 마음을 쥐고 흔들지만 이렇게 해가 드러나는 날은…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내가 삶의 터전으로 머물렀던 모든 도시는 고양이들에게 아주 우호적이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처음 본, 그러니까 집고양이든 길고양이든 고양이들에게 너무도 친근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알 수 없는 평화로움을 느꼈다. 바쿠에서의 삶을 일기로 써 내려간 아제르바이잔 라이프, 그 첫 포스팅에 올린 사진도 가구점에 들어가 시체처럼 자고 있던 고양이였다. https://cividale-33043.tistory.com/m/113 모스크바도 민스크도 아파트 곳곳에 길고양이에게 음식을 줄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내 모스크바 친구들도 고양이와 생활하던 터라 그저 ..
오랜만에 남편도 아이도 아닌 그저 내 친구와 평일 저녁시간 영화를 봤다. 조지 클루니를 보며 흐뭇해 할 수 있은 건… “꺅” 거리며 나이가 무색한 환호성을 내지를 수 있는 건 ‘마냥 공감해!!’의 동성인 여자 친구와 함께라서 가능한 일이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그녀도 한국 출신의 나도 이태리 남편이라는 공통분모도 조지 클루니 앞에선 그저 다 지워진다. 내용도 감독이 전하고픈 메세지도 영화 속 끝내주는 풍경도 영화관 스크린을 가득 메운 조지 클루니 앞에선 다 삭제된다. 남는 건 그의 목소리 그의 미소뿐이니… 헛웃음이 나오는 아침을 보낸 푼수 아줌마의 영화 후기 평을 남겨본다. 너무도 사랑하는 베비라쿠아씨 부녀이지만 그 둘을 제외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횟수가 너무도 적다. 친구 피니는 그런 날 위로한다. ..
2022년 10월 5일부터 16일까지는 네덜란드 어린이 도서 주간이다. 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는 이들이라면 이 주간 암스테르담 책방 윈도우 마케팅을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세레나의 학교도 이번 주간은 책과 관련된 행사가 속속들이 열린다. 오늘은 작가 한 분이 오셔서 아이들과 놀이 시간을 갖는다는데 하굣길 조잘 될 아이의 수다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아침이다. 우리 동네, 내 최애 책방에도 어린이 도서 주간 홍보에 한창이다. 어린이 도서, 그림책은 언어와는 무관하게 이미 그 디자인과 색감으로 행복한 감정을 전달한다. 어제 아침, 일주일에 두서너 번 운동을 가는 길에 자리 잡고 있는 어린이 전용 책방에 들러 시끄러운 마음 복잡한 생각을 잠시 다스렸다. 단순한 질문에도 긴 시간을 할애하며 열심히 이런저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