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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unny happy Christmas in Baku 2011. 본문

Life/Azerbaijan

My funny happy Christmas in Baku 2011.

벨라줌마 2018. 12. 10. 00:09

2011/12/26 16:42

 

이탈리아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찬의 서구인들과 다름없이,
우리에게는 설날과 같은,
가족과 함께의 중요행사날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우리같은 처지(?)에게는 한가로움, 혹은 적적함의 명절이 될꺼라 예상했지만
예상외로 크리스마스 전야부터 엉덩이 붙이고 앉아 여유로움을 즐기자의 계획은 수포가 되었다.

계획만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이브날은 놀랄만큼 많은 사람들이 늦은시간까지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고, 해질무렵 바쿠의 유명한 시내 곳곳의 광장들은,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트리장식을 구경하는, 쇼핑을 하는 사람들로 발디딜틈 없을만큼 북적였다. 제작년의 기억으로 한가함, 사진찍기의 여유로움을 살짝 기대하고 있었으나, 아니나 다를까 많은 인파속, 희망계획을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이브날은 남편의 한 동료가 주체한, 본인의 생일이었던 이틀전의 축하행사겸, 이브파티겸 소박한 파티자리를 마련하여 12시가 넘도록 계속되었던 수다와 술자리에......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지난밤의 향연에 떠지기 힘든 눈꺼풀을 달래며 일요 미사에 참석,
사실 전통적으로는 밤12시 미사참석이 당연한 배경(?)들이지만 요즘의, 대부분의 젊은 이태리인들 혹은
유럽인들과 다름없이 `미사, 갈까 말까?`의 선뜻 일어서지 않는 분위기에 그냥 우리도 묻혀....  

일요미사는 생각보다 적은인원이 참석했다.
바쿠에 위치한  The virgin Mary's church 는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공식인정하는, 영부인이 기증한 많은 액수의 돈으로 예쁘게, 잘 정돈되어 지어진 신식건물의 깔끔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고품격(?) 카톨릭 교회이다.
나는 이곳에서 유일한 동양인으로 세례를 받았다. 나와 인연이 깊은 이 교회에 대한 이야기는 후에 다시...


예수님은 순수한.... 아이에게는 보여지기 힘든, 공격적(?)이지 않은.... 아기.... 모두가 쉽게... 행복하게 접근해 볼 수 있는 아기.....로 태어나셨다의 성탄설교 서문을 여는 순간 여럿의 아기들이 발악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리고, 아장아장 뛰기 시작한 나이의 한 아이가 성당안을 올림픽 경기장으로 착각한듯 역동적 뜀박질을 하는 통에 주체하기 힘든.....터져나오는 웃음에.....의자 밑으로 고개를 파뭍어야 하는 시츄에이션도 있었지만
항상 그렇듯....
나는 안식과 평화에서 오는 기쁨을 느끼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불쌍하고 애처로운 직원들을 위해 남편의 회사에서는 성대한(?) 점심식탁을 준비했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 지사 가장 윗선이신 그분도 바쿠에 남으셨다.
그분의 참석으로, 운 억수로 좋게 그분커플과 한 테이블에 앉게되는 행운이 주어져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어쩐지도 모르는 어색하고 어려운 분위기의 식사가 이어졌지만(나는 진정으로 오블에 자랑(?) 하려고
이태리식 성탄음식 사진찍어오기의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으나...그분들 덕에 사진기는 꺼내 보지도 못했다...
이런...),이태리 사람들의 성탄절 식사, 기본이 4시간인 이 길고도 긴 식사에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힘겨워 하는 위를 달래가며 힘겹게 5시간을 버텼지만.......
그래도 잘차려진, 남편에게는 너무 행복한 고국음식을 먹는다는 즐거움에
감사한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5시였다.

잠깐 조금 쉬자의 휴식을 장시간의 퍼짐으로 발전되기가 무섭게 나는 게으름을 부리는 남편을 닥달했다.
나는 진심으로 남편의 가족, 나의 시댁가족을 사랑하고 아낀다.
21살에 처음 만나 이제는 입에서 떼기 힘들어, 남편이 그들을 부르는 호칭과 동일한 호칭으로 부르는 가족,
남편과의 결혼을 결심하게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그 따뜻함이 있는 가족,
우리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계실 어머님 아버님 외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좋아진 요즘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전화통화를 할 수 있어
참으로 고맙다.
떨어진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까지 전화를 돌리고 나니 10시가 넘어간다.
우리는 두해째, 성탄절과 부활절에는 이태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설날과 추석에는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느라 모든 진을 뺀다.
그래도 해야하고 함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일에 빼는 진이니 우린둘다 언제까지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한다.

방전되어버린 베터리를 충전하기위해 오늘 나는 집에서 시체놀이를 한다.
시체놀이를 하며 오블속 내 다이어리를 써대고 있는 걸 보면 오블 놀이에 빠졌긴 빠졌나보다.

이렇게 모든이에게  각자의 사연이 있을....
행복과 감사, 생소함과 친근감의 이름 '크리스마스'
내 2011년의 크리스마스도 이렇게 지나간다...
Merry  Christmas......

 

 

너도바람 2011/12/26 20:58 R X
우리 나라 젊은이들만 크리스마스에 밤새 거리를 떠돌고 화려하게 보내는줄 알았더니... 카톨릭 신자도 아닌 제가 오랫동안 꿨던 꿈 하나, 명동성당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 명동성당은 아니고, 천안 오룡동 성당에서 자정 미사 참석한적 있는데,꽤 좋았어요. 이불속에서의 오블 놀이, 진정한 오블인으로의 등극 축하합니다. 전 내일 새벽 떠났다 한달뒤 돌아옵니다. 저 없는 오블, 잘 지키고 계시길요.
벨라줌마 2011/12/26 22:38 X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청소년기를 청년기를 보낸것이 아닌가 저도 뒤돌아 봤어요.
엄하셨던 엄마가 일년에 딱 하루 성탄절 이브 교회에서의 올라잇(?)은 허락을 해주셨었거든요. ㅎㅎㅎ
20대에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술집에 나이트에...놀러댕기는 날이 아니였었나......
이곳도 초창기 한국에 전해진 크리스마스 문화와 무엇이 다른것일까 고민해봤어요.....
사실을 조금 텁텁한 느낌입니다.......
저도 이제나마 성탄절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으니.... 그들도 언젠가는 그래지지 않을까요...

한달간이나.. 너도바람님 이름 찍히지 않을 댓글자리 ....그리운만큼 돌아오셔서 많이 채워주세요~
기다릴께요~~~~~^^
우리함께 2011/12/26 23:44 R X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이해됩니다.
넘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글 초반부엔 아이들 이야기 때문에 웃음이.....
바쿠의 성탄절을 멀리서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언제 새로운 글이 올라오나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트리..... 정말 이뻐요. 화려하기도 하구요.
벨라줌마 2011/12/27 13:30 X
ㅎㅎㅎ아이들은 잘때가 제일 예쁜거 같아요 특히 예배시간 미사시간에는 더더욱....주책맞게 웃음이 멈추지를 않아 고생했었어요..신부님과도 개인친분이 있는터라 조금 아는데 아마 신부님도 잠시 당황하시다 터져나오는 웃음 참느라 고생하셨을꺼라 짐작되었었구요 무지 유쾌하신 신부님이시거든요.
집밖을 나가면 바로 보이는 트리라 저도 볼때마다 이쁘다 중얼거린답니다 ㅎㅎ
WallytheCat 2011/12/27 00:55 R X
타지에서 보내는 외로운 명절이 아니라, 시끌벅적 바쁜, 명절다운 명절을 보내신 것 같아 글 읽는 제가 다 흐뭇합니다.

음식도 맛있었을 텐데, 높으신 양반과 한 테이블에 앉아 고문 당하셨군요. 그건 좀 아쉽습니다만... 아주 가끔 생기는 좋은 운이라 믿으셔야죠 뭐.
벨라줌마 2011/12/27 13:33 X
그운 사양하고싶은데 자주 어울려져서 고문입니다.
특히 저희같은 말단직원들에게는 더더욱 ...높으신 분들은 언제나 불편(?)하지요 ㅎㅎㅎ
youngchippy 2011/12/27 03:45 R X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파티로 밤을 새우는 것도 젊을 적엔 좋죠. 이젠 체력이 딸려서리...ㅎㅎㅎ. 요사인 밤 늦게 게임도 잘 못해요. 전엔 식구들 다함께 게임도 하면서 11시 넘어 12시 까지도 술 한잔에 수다를 떨곤 했는 데, 제 집에서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기로 한 뒤부터는 이브엔 저녁 먹고 집으로 가기 바빠요. 애들은 자러 가야하고, 어른들은 선물을 꺼내놓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요. 우리만 크리스마스에 쉬지 않아서(마크 스케줄이 늘 크리스마스 근무였었죠. 최근 3년간)늘 미리크리스마스를 시댁서 보내지요.
아이가 생기면 그리 보내기도 쉽지않아요. ㅎㅎㅎ 미리 많이 즐기시길.
벨라줌마 2011/12/27 13:35 X
그러니까요...아이들과 함께있는 남편동료의 아내들은 늘 투정아닌 투정을 합니다. 함께 오래 늦게까지 놀지를 못하니....
근데 저도 체력이..이제는 힘들어요....11시만 넘어가도 하품세레에 ㅋㅋㅋ 요새 구박받고 있어요 친구들한테 ㅎㅎㅎ
catalunya 2011/12/27 18:10 R X
바쿠에도 천주교 성당이 있었군요!
성당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대부분 아르메니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인줄 알았어요.
친정 부모님이 카톨릭 신자셔서 저는 유아세례를 받은 아주 오랜 카톨릭 신자이나 이슬람 국가에 계속 살다보니 지금은 유적지 탐방 외에는 성당에 절대 가지 않는 불순한 신자가 되었지요. ㅋㅋ
세례명은 그냥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 이름 대신 알려주는 쉬운 이름이 되고 말았어요.
그건 그렇고^^
풍성한 성탄 만찬을 하셨다니 아주 부러운 일입니다.
가뜩이나 먹을 것 없는 이 바쿠에서...
바쿠 오고부터 남편과 저는 먹을만한 육류와 생선이 없어서 채식주의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흑~ 성탄 만찬에 이탈리아 음식이라니... 완전 부러워요. ㅠ.ㅠ
anyway, 이탈리아 구석구석 많은 곳을 돌아보진 못했지만 저는 시칠리아에서 먹었던 음식이 참 맛있더군요. 왜 포에니 전쟁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곧 남편 학교 행사에 가봐야해요. 연회장에서 먹고 마시고 춤추고 한다는데 아제리 음식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네요. 부인도 꼭 참석해야 한다고 해서 가긴 하는건데 제발 노래만 안시키면 좋을텐데... ㅋㅋㅋ

그럼
주말에 트빌리시 거리에서 만나뵙길 바래요^^
저희는 루스타벨리와 프리덤스퀘어 사이에 있는 여행자숙소를 예약했습니다. 가격이 적당하고 좋은 호텔은 이미 다 차서 예약을 할 수가 없더군요.
뭐 늘 이렇게 준비없이 즉흥적으로 막 다니는게 저희 부부 스타일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호텔이 없을줄 몰랐어요. ㅠ.ㅠ

아, 저희는 하루이틀쯤 카즈베기에도 다녀올 생각입니다. 눈이 많이 오지 않았길 바래야지요. ㅎㅎ
벨라줌마 2011/12/29 14:51 X
노래 한곡 잘 뽑으셨을려나요? ㅎㅎㅎㅎ

호텔들이 그리 다찼다하니...은근 걱정됩니다...
사람 조금 덜 북적이기를 기대하고 있거든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프라우고 2011/12/29 09:51 R X
나름 잘 보내셨네요.
늘 행복하시길 기원해요.
벨라줌마 2011/12/29 14:51 X
감사합니다~
프라우고님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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